[신 년 사]
새해라는 단어를 2021년만큼 기다렸던 적이 없었던 듯 합니다.
놀이터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
연말연시 북적임을 잃은 텅 빈 번화가,
마을 정자에서 사라진 바둑 두는 어르신,
어느 하나 감당하기 힘든 무게들이었습니다.
시장으로서 어느 해보다 마음 아프고 무거웠던 2020년이었습니다.
코로나19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염병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서서히 찾아왔던 사회의 깊은 아픔이었습니다.
대면서비스 중단으로 돌봄의 공백에 놓인 취약계층,
폭주하는 업무량 속에 숨져간 수십 명의 배달노동자,
폐업 위기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까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가 품고 있던 문제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고,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아닌 ‘고통불감증’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공동체를 통한 가능성도 보았습니다.
시민들은 소중한 일상을 저마다 품에서 꺼내 방역에 보탰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안심콜 출입관리, 비대면 진료 등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을 함께 만들어 냈습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처럼,
우리는 지금 위기와 희망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도시를 넘어 약자의 권리까지 함께 포용하는
새로운 도시를 향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2021년이 모두가 바라던 진정한 ‘새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도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약자의 권리까지 함께 포용할 수 있는 더 새로운 도시로
거대한 항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고양시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고양시에는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92년 시 승격 이후 인구 팽창을 거듭해 왔던 고양시가
30년 만에 ‘특례시’로 지정되며
108만 대도시 규모에 맞는 권한과 위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고양시는 외연적인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도시의 속을 촘촘히 채워 가겠습니다.
낡은 제도를 하나하나 고치고, 미래를 위한 예산을 차근차근 비축하고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등 100만 평 경제지도를 완성하며
도시의 마음을 더욱 알차게 채워 가겠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멈추었지만, 도시는 움직여야 합니다.
108만 시민과 함께 다시 희망의 한 해를 그려내겠습니다.